처마 밑에 버려진 것들이 목을 매고 눈물처럼 흐른다.
온갖 군상들이 겨운 몸으로 서럽게 서있다.
'인간을 위해 인간에 의해' 지치고 힘든 날이 얼마였던가.
아직은 쓸 만한 데도 내다버리는 인간들이 야속하다.
그러나 '미다스 손'에 선택된 게 얼마나 다행이냐.
'내 인생 고달프다 울어본다고 누가 내 맘 알리오.'
찌든 때 아직 다 지우지 못한 트랜지스터 라디오는 유행가를 뽑는다.
'부초 같은 인생'이 서럽고, 자원순환 가전 생활용품의 애환이 가엽다.
아는 사람은 안다.
저 보잘 것 없는 폐품 하나도 삶에 지치고 고단한 사람의 동반자가 된다는 것을.
"나, 옥탑방이라도 데려가 주오"
오늘도 앞을 지나는 사람에게 재활용들은 외치고 있다.
2015. 10. 부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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