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지나다가 ...
어린 날 진창 농로를 가로질러 아버지 심부름을 갈 때
검정 고무신에 달라붙는 진흙이 지랄 같다고 투덜거리던 때가 있었다.
어느 시골마을 앞을 지나다가 갈아엎은 무논의 언 땅을 딛고 서서
기억 저편 서랍 속에 잠자는 고향을 만났다.
벼 뿌리에 내린 하얀 서리는 아버지의 흰 머리와 겹치고,
휘어져 돌아가는 낡은 골목은 허리 굽어진 어머니를 닮았다.
내겐 농촌이 어머니고 아버지다.
2013. 12. 7. 경남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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