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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에 맞서는 사람들

사진과 雜記

by 실암 2012. 8. 31.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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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풍 볼라벤이 올라오던 날 바닷가로 나갔다.

     광안대교 위를 달릴 때는 승용차가 휘청거릴 정도로 바람의 강도는 대단했다.

     송정 해수욕장에 도착하니 바닷물은 온통 흙탕물로 넘실대고 금방이라도 차도를 덮칠 기세였다.

     오랑대 용왕단을 뛰어 넘는 파도를 생각하며 달려갔으나 공사 중으로 가림막이 막혀 있어 돌아 나와야 했다.

     횟집이 즐비한 연화리 해안가는 파도로 초토화 되고 있었다.

     집체만한 파도는 방파제를 넘어 지나가는 승용차를 덮치고 있었다.

     접근하던 승용차들이 되돌아 나오고 있었다.

     도로엔 파도가 몰고 온 바다 쓰레기와 해초로 인해 쓰레기장 같았는데 그 와중에 무언가를 줍는 사람도 있었다.

     쓰레기는 물론 온갖 해초와 미역의 일종인 곰피가 뿌리 채 뽑혀 수없이 도로에 나뒹굴었다.

     지역 주민들이 손수레까지 끌고 나와 곰피를 실어 가는 것을 보고 지나가던 사람들도 신기한 듯 집어 가기도 했다.

     호기심에 파도를 뒤집어쓰면서 까지 하나 둘 곰피를 주워가는 것을 보고 우리도 용기를 냈다.

     욕심이 생겨 큰 봉투에 한가득 주웠다. 금방 물통에 빠진 생쥐 꼴이 되고 말았다.

     파도도 담고 곰피도 줍고, 일석이조, 흡족한 마음으로 집으로 돌아 왔다.

 

     그러나 문제가 생겼다. 이날 200여 컷의 사진을 담았는데 컴퓨터로 옮기려니 메모리카드가 열리지 않았다.

     카드 에러, 시쳇말로 메모리카드가 '삑사리'가 난 것이다. 고생해서 담은 사진이 다 날아갈 판이었다. 처음 겪는 일이라 몹시 당황스러웠다.

     카드를 다시 카메라에 넣고 이미지를 확인하니 카메라는 '폴드에 화상 파일이 없음' 이라고 뜬다.

     소금물이 카메라에 들어가지 않도록 나름대로 무진 애를 썼는데, 그저 망연자실할 뿐이었다.

     이런 일이 있을 땐 어떻게 해야 하나? 역시 해결책은 있었다. '복구프로그램'이란 것이었다.

     100% 복구는 아니었으나, 약 90% 정도는 살려 냈다.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메모리 카드 에러났다고 그냥 버리지 말고 ‘복구프로그램’ 다운 받아서 복구하면 됩니다."

 

 

 

 

 

 

 

 

 

 

 

 

 

 

 

 

 

 

 

 

 

 

 

 

 

 

 

 

 

 

 

 

 

 

 

 

 

 

 

 

 

 

 

 

 

 

 

 

 

아내가 곰피를 주워 파도를 피해 달려 나오고 있습니다.ㅎㅎㅎ

 

 

 

2012.  8.  28.  기장군 연화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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