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와 진눈깨비 사이의 바람은 몸 둘 바를 모른다.
늦은 겨울바람으로 나서야 할 지, 이른 봄바람으로 다가갈지...
되돌아 갈 수 없는 시간, 뒤섞여진 겨울과 봄이 맑아서 아름답다.
바람은 겨울 속에 머물고 햇살은 봄의 향기에 투명하다.
늦은 겨울과 이른 봄, 그 사이 나뭇잎 하나 발끝에서 구른다.
겨우내 못내 털지 못했던 늙은 나뭇잎
노거수도 다시 태어날 새싹을 위해 떨어내는 봄이다.
이즈음 겨우 반나절을 이기지 못하는 양지쪽 계곡의 얼음입니다.
밤새 튕겨나간 작은 물방울이 이끼에 달라붙어 얼음보석을 만들었습니다.
서둘러 푸른 옷으로 갈아입던 이끼도 생각이 많아지는 요즘입니다.
홀로 들꽃을 찾아 나선 길에서 흔하지 않은 장관을 만나 행복했습니다.
그 모습에 발길을 떼지 못하고 한참을 머무는데
햇살 퍼지자 겨우 한 두 시간 만에 다 녹아 버렸습니다.
2011. 3. 26. 경남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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