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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들꽃뫼꽃

by 실암 2009. 3. 27.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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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천년, 아니 역사 이래
아버지의 아버지 그 아들의 아들
조상의 뼈와 살이 묻힌 생존의 터전
문명의 이기 앞에 스러진다.

 

"살진 젖가슴과 같은 부드러운 이 흙을
발목이 시리도록 밟아도 보고 좋은 땀 조차 흘리고 싶다"
-이상화,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부분

 

빼앗긴 들과 터전
그러나 봄까지 빼앗길 순 없지 않은가!
주인 잃고 방치된 텃밭을 지키는 잡초들
아련한 향수를 불러와 눈시울을 붉히게 하는 광대나물과
작은 희망을 풀어 올리는 꽃마리와
제 얼굴을 농수로에 비추고 웃고 있는 별꽃과 논냉이도
질긴 생명의 끈을 놓지 못한다.

 

다음 봄은 죄다 콘크리트 속에 묻힐 운명이지만...

 

곧 산업단지로 변할 강서구 미음동 마을은
이주가 시작되어 황량했다.
곱게 기른 채소가 가득할 들판은 주인을 잃고 버려져
부추와 미나리와 잡초가 뒤 엉켜 있다.
곧 콘크리트 아래로 들어갈 운명이지만
들꽃은 마지막 봄을 노래한다.

 

`빼앗긴 들`이지만 봄은 그 곳에도 왔다.

 

 광대나물

 

 남산제비꽃

 

 제비꽃류

 

 일반 제비꽃보다 서너배는 큰 귀화식물 미국제비꽃이라 부르는 <종지나물>, 미국거라 그런지 참 크다.ㅋ

 

서양민들레

 논냉이

  

 꽃마리

 별꽃

  

살구꽃이 흐드러지게 핀 지인의 제실과 주택도 철거 된다. 일년에 몇번씩 찾아가 즐겼는데 아쉬움이 많다.

 

2009. 3. 21 강서구 미음동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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