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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무 재선충과의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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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실암 2005. 12. 13.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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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금정산에 올랐다.
사시사철 푸르러야 할 소나무들이 군데군데 단풍든 나무처럼 누렇게 물들어 있었다.
소나무 에이즈라 불리는 재선충이 고사시킨 소나무의 죽음들이다.
등산로를 따라 즐비한 소나무의 주검들이 비닐에 싸여 무덤을 이루고 있다.
재선충에 걸린 소나무들이 베어져 훈증처리되고 있는 것이다.
1988년 부산 금정산에서 처음 발견된 후 현재 전국의 소나무숲을 위협하고 있다.
부산 송정에서 기장으로 넘어가는 해변도로 옆 야산에는 보기에도 섬득하리 만치 온통 재선충 훈증처리 '무덤'이다.
최근엔 강원도 동해시의 백두대간에서도 발견 됐다는 소식이고, 지난달에는 경주 무열왕릉 인근에서도 감염이 확인되는 등 전국적으로 퍼져가고 있다.
이웃 일본과 중국은 적기에 대처를 하지 못해 전국의 소나무숲이 전멸되다시피 했다는 보도를 접한 바 있다.
우리나라도 지금 재선충을 박멸하지 못한다면 수십년 내 전국의 소나무 숲이 사라질 것이라는 전문가의 예측까지 나오는 실정이고 보면 사태가 매우 심각하다.
소나무가 없는 한국의 산하를 생각해 보자 얼마나 끔찍한 일인가!
'송화가루 날리는 외딴 봉우리', 가을철 미식가의 입맛을 챙겨주던 송이버섯, '남산위에 저 소나무'의 애국가를 다시 써야 될까?
십장생, 사군자의 소나무가 전설 속에나 존재한다고 한다면....


재선충은 현재 치료약이 거의 없다는 것이 더 큰 문제다.

따라서 훈증처리하는 것이 현재로선 최선의 방법이다.
이런 와중에 훈증처리 중인 소나무를 땔감 등으로 쓰려고 몰래 가져가는 사람들이 있다고 한다.
이럴 경우 다른 건강한 소나무숲에 재선충을 퍼뜨리는 행위에 다름아니다. 절대로 삼가야 한다.
농림부는 지난달부터 '소나무 이동 금지령'을 내리고, "예방약제 개발을 서둘러 내년부터 실용화하면 재선충병 방제가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늦은감이 있으나 꼭 실효성이 있었으면 한다.


재선충은 크기가 1mm에 불과하고 매개체인 솔수염하늘소에 붙어 있다가 소나무에 파고 든다.
소나무에 들어가면 수십만개의 알을 낳아 번식을 시작하여 소나무의 수분과 영양분을 공급하는 통로를 막아 3주가 지나면 소나무는 생명을 잃는다.

솔수염하늘소는 한 번에 최고 200m 가량을 이동하는 것으로 알려 졌다.


12월 8일 `소나무 재선충 방제현장연구센터'가 경남 진주시 국립산림과학원 남부산림연구소에 개설됐다는 반가운 소식이다.
모든 과학적인 방법을 동원해 재선충 감염과 확산을 막는 연구 결과가 나와 우리 산하에 소나무가 사철 푸르렀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또한 재선충에 감염된 소나무를 발견 신고하면 최고 200만~500만원의 포상금을 준다.
두 눈 부릅 뜨고 우리 산하 지켜내는데 관심가져야 겠다.

 

 

 

 

 

 

<재선충에 감염된 소나무가 붉게 물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