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코로나 시대, 코로나 블루(코로나 트라우마, corona blue)로 힘겨워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자영업자 소상공인 등 대면 장사를 해야 하는 사람들은 특히 더하다.
나와 같이 동네 책방을 운영하는 사람들도 이에 속하지 않을까.
계속되는 개점 휴업 상태, 이른바 '빵점 맞는 날'이 일상이 되고 있다.
오늘 아침 장사도 '빵점'.
매장 문을 열어 놓으니 날파리와 모기가 안으로 들어와 극성이다.
오늘도 전기 모기채를 휘두르며 한바탕 '살풀이 굿'을 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작은 벌 만한 왕파리매 한 마리가 날아 들어왔다.
"너 잘 만났다."
화풀이 아닌 화풀이를 이 녀석에게로 돌렸다.
녀석은 전기 모기채에 한번 당했으나 당당하게 날아다니며 약을 올렸다.
멀리 날지 않고 자주 옮겨 앉는 걸 보고 카메라를 꺼냈다.
녀석은 책방 구석구석을 날아다니며 '포즈'를 취했다.
책에 앉아 앞다리 뒷다리를 연신 비비며 왕방울 눈을 굴렸다.
전생에 나와 같이 책을 좋아하는 사람은 아니었을까.
전기 모기채를 휘두른 게 괜히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오늘 아침은 카메라를 들고 녀석과 한바탕 정신없이 놀았다.
그 순간만큼은 '코로나 블루'는 없었다.
<하루빨리 코로나19 이전의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다같이 노력해야 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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