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간에 봄 빛(홍매화,청매화)
비 내린 뒤 뜰에는 가득 꽃이 피어
맑은 향기 스며들어 새벽창이 신선하다
꽃은 뜻이 있어 사람을 보고 웃는데
선방의 스님들 헛되이 봄을 보낸다
봄이 와서 꽃이 피는게 아니라 꽃이 피어나야 봄이온다
그러나 아직은 이른 봄
<편양 언기스님>
겨울답지 않게 봄이 이르게 오는가 쉽더니
어제 오늘 한겨울 인듯
매서운 한파가 들이 닦쳤습니다.
어제 일요일(3.12)양산 통도사의 매화를 보러 갔습니다.
청매화는 축서암에서 만나고
홍매화는 통도사에서 대려 왔습니다.
손이 시려 케메라 들고 있기가 무척 힘들었습니다.
3월의 부산 날씨로는 30년만의 가장추운 영하6.5도 랍니다.
꽃들도 세상에 나오자 마자 엄동설한의 고역을 치르는 중이구요!
축서암은 통도사의 왼쪽 뒤편 지산리마을 뒤편에 있습니다.
선서화로 잘 알려진 수안스님이 주석하고 계시는 통도사 말사입니다.
고목은 아니지만 매화는 20여 그루가 있는데 꽃이 30% 정도 피었습니다.
오전 11시쯤 도착하니 나이드신 보살한분만이
매화향에 심취해 꽃에 코를 박고 있었습니다.
매화꽃 몇잎을 따서 요사채로 차마시러 들어가시더군요.
매서운 바람과 추위가 살을 에이지만
맑은 찻잔에 매화꽃 띄워 봄 향기 전하고픈 한나절이었습니다.
그 노보살님의 맑은 찻잔속의 매화꽃잎이 떠오릅니다.
매화나무 아래로 애기 스님들이 소풍을 나왔습니다.
차잔을 앞에 놓고 매화향기에 현기증이 나는가 봅니다.
표정들이 재미있습니다.
통도사의 홍매화입니다.
자세히 보니 홑겹이 아니고 겹꽃입니다.
선홍의 붉은 빛이 오가는 사람들을 불러 세웁니다.
사진가, 화가, 신도, 관광객 등 왠 종일
홍매화 아래는 장날처럼 분주했습니다.
때마침 찾아온 매서운 추위와 황사에도 불구하고
산수유와 홍매화를 품은 절집이 유난히 화사해 보입니다.
위의 산수유와 함께 보이는 홍매화입니다.
천왕문을 들어서면 곧 바로 극락보전 뒤에 있는 홍매화입니다.
붉은 꽃잎속의 노란꽃술이 아름답습니다. 사람들의 발걸음을 가장 많이 붙잡습니다.
그날 줄곧 대포같은 카메라를 들이댄 작가는 얼마나 큰(?) 작품을 건졌을지 궁금합니다.
내 똑딱이 카메라를 휠끗 처다보는 시선이 좀 부담스러웠는데....
목련은 막 꽃몽우리를 들어내기 시작했습니다.
지금 통도사는 조그만 연못을 메우고 유물을 새로 배치하는 등
조금 어수선 한 듯 보였습니다.
그러나 '꽃이 피어나니 이제 진정 봄 입니다'
2006. 3. 12(일) 카메라 Nikon D70s 17-35m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