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과 雜記
책 무덤
실암
2019. 6. 15. 11:10
밀림속의 나무가 벌채되며 황량한 모습으로 변해가듯
빈틈없던 책꽂이의 책이 한 권 두 권 내려질 때마다
가슴 한 편 찬 냉기가 지나간 생채기의 자욱처럼 쓰리다.
33년을 다닌 직장에서 쫓겨나듯 정년퇴직을 할 때 그 때처럼
수십 년 삶의 터전이던 책방을 정리하는 마음도 매양 같을 터
폐허처럼 변한 책방의 폐허 앞에서 눈시울이 붉어진다.
책방의 위기가 책의 무덤으로 가는 길이 아니길 바란다.
30여 년 가업으로 운영하던 옆지기 서점의 폐업으로 책을 정리하면서
위기에 처한 오늘날 서점의 사정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 같아 가슴이 아팠다.
2019. 6. 12. 부산 양정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