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과 雜記

소양강 상고대

실암 2018. 2. 9. 20:59

최저기온 영하 17, 습도 100%, 바람 0. 2018127일의 춘천 소양5교의 기상예보였다. 실제로 이날 기온은 이와 큰 차이가 없었다.

그러나 ~ 그리워서 애만 태우는 소양강 처녀처럼 아쉬움만 많이 남은 출사였다. 카메라에 얼어붙은 내 입김만이 상고대처럼 하얗게 빛났다. 소양5교의 물안개 일출을 본 뒤 소양3교로 넘어와 변죽만 울린 물안개와 상고대를 겨우 볼 수 있었다.

 

겨울이면 남쪽(부산)의 사진가들이 동경하는 풍경이 있다. 하얀 설경과 상고대가 있는 풍경이 그것. 코스프레 같이 흔한 춘천 소양강 상고대를 아직 보지 못했다. 지난해에는 상고대 소식이 없었고, 금년 들어 두 번 째 상고대가 필 확률이 높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먼 길을 나섰다.

부산서 춘천까지는 410 km, 당일 자정을 넘긴 시간에 출발 새벽 6시에 소양5교에 도착했다. 이날 춘천에는 한파주의보 속에 아침 최저기온 영하 16, 낮 최고기온도 영하권에 머물렀다. 상고대가 만들어질 확률이 높은 날씨여서 전국에서 모여든 사진가들로 북적였다. 강둑과 강의 가장자리까지 내려 선 많은 사진가들의 열정은 얼음도 녹일 기세였다. 그러나 사진가들의 열정을 비웃기라도 하듯이 상고대는 열리지 않은 상태. 이날 새벽에 댐 발전방류까지 있었으나 바람이 없는 탓인지 상고대는 변죽만 겨우 울리고 있었다.

이곳 상고대는 여러 가지 조건이 맞아야 하는데 기온과 습도 바람 등이 관건이다. 즉 기온은 영하 15, 습도는 80% 이상 바람도 약간 불어야 상고대가 필 확률이 높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이 맞아도 상고대가 핀다는 보장은 없으니 자연 앞에 늘 겸손할 뿐이다.

상고대는 나무서리라고도 하는데 액체 상태로 있던 물방울이 영하의 온도에서 나무 등의 물체에 달라붙은 얼음 결정체를 말한다. 이런 현상은 운해가 피는 높은 산이나 호숫가 개천 등에 자주 생긴다.

소양강 상고대의 핵심 조건은 소양강 댐의 발전방류에 따라 많이 좌우 되는데 소양강 댐의 수온은 상대적으로 따뜻한 2~4도 정도이고 외부 기온이 영하 15도 정도로 내려가면 그 기온 차 때문에 수증기가 발생하고 수증기가 주변의 나무나 풀에 달라붙어 얼음 결정체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2018.  1.  27.  춘천 소양강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