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과 雜記

은하수가 흐르는 산정

실암 2016. 8. 17. 21:42

유성우를 담기 위해 합천 대암산을 올랐다.

'유성우는 혜성이나 소행성이 지나면서 궤도상에 남긴 모래알 크기의 부스러기들이 지구의 공전 궤도와 겹칠 때 대기권으로

빨려 들어와 불타면서 나타나는 빛이다.'


일몰 이후의 야경이나 새벽 일출은 많이 촬영해 왔으나 한 밤 유성우를 담기는 이번이 처음이었다.

부산에서 저녁 9시에 출발하여 11시 합천 대암산 아래 마을에 도착했으나 산으로 올라가는 길을 못 찾아 한 참을 헤맸다.

동네의 막다른 좁은 골목을 두 세 차례 돌아 나오는 등 우여곡절을 겪은 끝에 겨우 산으로 오르는 소방도로를 찾을 수 있었다.

길은 시멘트로 포장이 되어 있었으나 잡목이 크게 자라 길 가장자리를 막고 있어서 자동차 피부가 사정없이 긁혀 만신창이가 되었다.


은하수는 육안으로 구분이 안 될 정도로 머리 위에서 수직으로 약하게 흐르고 있었다.

보름을 며칠 앞 둔 달은 아직 서쪽 하늘에 걸려 있어 별 관측을 방해하고 있었다.

연일 폭염과 열대야에 시달리다 시원한 바람을 기대했으나 그마저도 외면, 습기 가득한 열기와 모기떼의 습격은 고역이었다.

먼저 온 사진가는 벌써 별 궤적을 '돌리고' 있었고, 산정으로 피서 온 젊은이들은 텐트 주변에 둘러 않아 더위를 뿌리치고 있었다. 

구름 한 점 없는 하늘엔 달빛의 광해에도 불구하고 은가루를 뿌려 놓은 듯, 별이 촘촘히 빛나고 있어서 촬영 조건은 그런대로 좋았다.

다만 은하수가 능선 위에 있는 큰 나무의 반대편에 있어서 능선의 나무 위로 흐르는 은하수는 담지 못했다.


12일 밤부터 14일까지 시간당 100개의 별똥별(유성우)을 볼 수 있을 것이라는 기상청의 발표였으나 이날 유성우는 없었다.

가끔 지나가는 10여개의 유성을 겨우 봤을 뿐이다.

첫 유성우 촬영 여행, 쏟아지는 유성우는 보지 못했으나 머리위로 흐르는 은하수를 보았으니 성공이다.



은하수가 촬영자의 뒤쪽에 있어 아쉬웠다.





사진과 같은 은하수는 육안으로는 쉽게 보기 힘들고, 대부분 사진 촬영 후 포토샵으로 보정을 해야만 더 뚜렷한 모습을 볼 수 있다.






2016. 8. 13. 12:00 ~ 02:00 / 합천 대암산에서


<공감> 꾹~ 행복한 시간 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