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과 雜記
서광(瑞光)을 바라는 마음
실암
2013. 12. 10. 11:10
삶의 무게가 고스란히 전해오는 산 어귀, 따스한 온기에 시선이 멎었다.
해가 올라오기 시작할 무렵, 짧은 순간 갈라진 구름 사이로 빛이 꿈틀 거렸다.
여느 노을처럼 곱진 않지만 회색 공간을 빨아들여 붉은 빛살을 풀어 놓았다.
무언가 땅 위로 흐르는 힘겨운 무게, 한줄기 빛으로 인해 마음이 가벼워 졌다.
눈을 감으면 하늘과 땅이 하나인데, 힘겨움은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
어느 지방도 모퉁이에 서서 한동안 발길을 떼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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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겹다', 다들 힘겹다고 한다.
도시나 농촌이나, 기업도 근로자도 죄다 힘들다고 한다.
도무지 빛이라곤 볼 수 없을 것 같던 어느 날 아침.
한 농가의 촘촘히 새워진 비닐하우스의 연통에서 흰 연가가 뿜어져 나왔다.
문득 난방비 걱정에 힘겨워하는 농민의 한숨 같이 느껴졌다.
그 순간 회색 구름을 가르고 한줄기 빛이 하우스 위로 쏟아졌다.
서광(瑞光)이길 바라는 마음 간절했다.
2013. 12. 1. 경남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