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둔산에서 본 일출
어느 산이나 운해를 만나기 위해서는 야간이나 새벽 산행을 해야 한다.
대둔산 장군봉 촬영 포인트를 오르기 위해 새벽 산행을 감행했다.
부산에서 저녁 11시에 출발하여 대둔산 촬영 포인트를 어렵게 오르니 새벽 4시였다.
이곳은 첫 산행이었는데 칠흑 같은 어둠속을 작은 랜턴 하나로 찾아 가기란 여간 힘든 일이 아니었다.
길을 잘 못 들어 되돌아 나오는 등 곡절이 많았지만 도중에 경험자를 만나서 쉽게 찾을 수 있었다.
날씨가 5월 하순 내내(휴가기간) 박무와 헤이즈로 최악의 촬영 조건이었기 때문에 큰 기대는 하지 않았다.
운해를 만난 수 있는 조건은 박무와 헤이즈가 없고 습도가 높고, 일교차가 심한 날이어야 한다.
또한 비가 온 다음날이 운해가 생길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이지만 이날은 비가 온지도 몇일이 지났었다.
어느 것 하나 만족할 만한 것은 없었으나 최근의 일기 중에서는 그런대로 기대해 볼만한 날이었다.
포인트에 도착하니 운해는 없고 하늘에 옅은 구름이 깔려 있었다. 여명은 괜찮을 것으로 보였다.
일출 시간이 가까워 올수록 산 아래는 안개가 모여 들어 분위기를 고조시키기 시작했다.
산 골골이 안개가 찾아 들어 파도를 이루고, 하늘에는 새털 같은 구름이 유유히 흘러갔다.
기대보다 좋은 분위기에 그 자리에 모였던 사진가들은 기쁨의 탄식을 쏟아 내기도 했다.
대둔산 첫 출사에 이정도 그림을 얻었으니 대둔산 산신령의 배려에 감사할 따름이다.
올 가을 꼭 다시 올라 운해의 바다를 보고 싶다.
함께 했던 열정의 사진가 멍님. 잠 한숨 자지 않고 왕복 자동차 운전까지 하는 등 정말 고마웠다.
대둔산 장군봉
함께 했던 멍님과 두리님.
2013. 6. 2. 대둔산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