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과 雜記
'고향의 봄'
실암
2013. 5. 13. 20:03
세상이 초록으로 물드는 풍경이 참 곱습니다.
아침 햇살에 검정 비닐이 은빛 파도처럼 반짝이는 들녘입니다.
벌써 봄배추는 손바닥만큼 자라고, 인삼은 꽃대를 올리고 있습니다.
부지런한 농부의 땀방울은 땅에 떨어져 꽃으로 피어납니다.
검은 땅에 수놓은 농부의 정갈한 솜씨가 그림 같습니다.
구릿빛 농부의 얼굴에서 수심은 찾아 볼 수 없습니다.
다리가 불편한 아들과 노부부의 고추심기는 희망이라 합니다.
고단하기 보다는 '복을 심는 날'이여서 행복이라 합니다.
무던한 느티나무처럼 요행을 바라지 않고 '심은 대로 거둘 뿐'이랍니다.
오늘날 웃음을 잃어버리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사는 게 어려렵다며 세상 탓을 합니다.
큰 즐거움이 없어 웃음을 잃어 버렸는지도 모습니다.
그러나 늙은 느티나무는 알고 있습니다.
먹을 것도 없고, '라면도 없는 시절'에도 웃고 살았다고...
느티나무가 지나가는 나그네에게 그늘을 내어 주었습니다.
송골송골 맺힌 땀을 선들바람이 씻어 주었습니다.
농부의 '복을 심는 몸짓'이 그림 같은 날이었습니다.
2013. 5. 5. 경북 문경시 농암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