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과 雜記

'식탁의 감초' 멸치 삼는 어부

실암 2011. 12. 23. 16:48

 

 

 

   강양항에 가면 갓 잡은 멸치를 삼는 풍경을 볼 수 있습니다.

   이곳은 평일은 수십명, 주말엔 수백명씩 모여드는 겨울 '출사여행'의 명소입니다.

   새벽에 작은 배를 타고 나가 잡아 온 멸치를 인근 포구에서 삼는 풍경입니다.

   뜨거운 김 속에서 작업하는 어부의 모습이 역광을 받아 실루엣으로 보입니다.

   이른 새벽 포구나 해수욕장에서 일출을 담기 위해 매서운 칼바람과 맞선 뒤 '출사여행'의

   대미를 장식하는 곳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멸치 삼는 곳은 자리가 협소하기 때문에 자리다툼이 심합니다.

   작업자와 태양의 각도를 제대로 맞추기 위해 어부가 도착하기 전부터 자리를 선점하기도 합니다.

   다행히 강양항의 어부들은 사진 촬영에 그다지 거부감이 없는 편입니다.

   작은 항구를 찾아준 사진가들을 위해 스스로 모델이 되어 주기도 하는데, 멸치를 잡아 포구로 들어올 때 

   멸치를 갈매기에 던져 주어 수많은 갈매기와 함께 귀항하기도 합니다.

   사진가들도 최대한 어부들의 작업 동선에 불편함이 없도록 스스로 '포토라인'을 지키려 힘쓰기도 합니다.

   겨울 매서운 칼바람이 불어도 멈출 수 없는 삶의 리얼한 현장입니다.

   그들의 삶의 터전에 소박하지만 건강과 웃음이 늘 함께 하길 기원합니다.

 

 

 

 

 

 

 

 

 

 

 

 

 

 

 

 

 

 

 

 

 

 

 

 

 

 

 

 

 

 

   멸치는 2만여 종의 바다고기 중 가장 힘도 없고 만만하지만 가장 많은 식구를 거느린 종이기도 합니다.

   플랑크톤을 잡아먹는 먹이 사슬의 최하층으로 육식성 어류의 생장 동력입니다.

   또한 먹이 사슬의 최상층 인간에겐 없어서는 안 될 밥상의 감초 같은 존재입니다. 

 

 

 

 

 

 

 

 

 

 

 

 

 

 

 

 

 

 

 

 

 

 

 

 

 

2011.  12.  20.  강양항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