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과 雜記

`겨울 진객` 홍여새를 만나다.

실암 2011. 2. 19. 21:21

 홍여새가 멀지 않은 곳에 나타나서 조류 사진가는 물론 빈곤한 겨울 사진가들의 `진객`이 되고 있습니다.

 보유 장비가 빈약한 탓에 조류 촬영은 잘 나서지 않는 편이지만 사람 가까이까지 날아와 놀다 간다기에 시도를 해 봤습니다.

 그러나 제가 가는 날마다 녀석들은 나무에서 내려오지 않아 두 번이나 바람만 맞고 빈손으로 돌아와야 했습니다.

 우리말에 한번 실패하면 삼세번은 해야 된다더니 세 번째 도전에 녀석들의 허락을 얻어 냈습니다.

 처음 이 녀석들이 이곳에 나타났을 때는 50~60마리가 무리를 이루고 있었지만 이날은 겨우 10여 마리 뿐이었습니다.

 귀부인과 귀공자 같은 모습에 고글을 낀 모습이랄까 볼수록 귀티가 흐르는 겨울 진객입니다.

 이곳에는 파라칸사스(파라칸타)나무로 공원 주변을 꾸며 놓아 이 열매를 따 먹기 위해 머물고 있는 것 같습니다.

 먹이가 부족한 겨울이지만 공원의 푸른 울타리의 열매가 철새를 부르고 더불어 시민들도 즐겁습니다. 

 

 홍여새는 한국에는 드물게 찾아오는 겨울 철새로 남시베리아와 북중국에서 번식을 하고 한국, 일본 등지에서 겨울을 난다고 합니다. 10~40여 마리가 무리를 지어 생활하고 주로 나무 위에서 살면서 관목의 열매를 먹고 살아 갑니다.

 관찰해 본 결과 녀석들은 꾀 높은 나무에서 휴식을 취하다가 물가로 내려와 물을 먹기도 하고 열매가 있는 나무에 일제히 내려앉습니다. 먹이 활동은 아주 짧아서 2~30여초 열매를 따 먹고 나무 위로 올라가 소화를 시키는데 대략 1시간에 한번쯤 내려오는 것 같았습니다.

 참새목 여새과에 속하는 새로 전 세계에 8종이 있으며, 이 가운데 우리나라를 찾는 새는 홍여새와 황여새 등 두 종류라 합니다.

 홍여새와 황여새는 생김새가 비슷하지만 홍여새는 꼬리의 빛깔이 붉은 색이고 황여새는 꼬리 깃털이 노란색으로 구분이 쉽습니다.

 이곳에서도 홍여새의 무리에 황여새도 함께 있으나 이날은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2011.  2.  19.  부산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