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과 雜記

찰나의 미학, 결정적인 순간

실암 2011. 1. 21. 08:18

 

 

 

해는 넘어 갔지만 물거울에 비친 노을이 너무 아까워 자리를 뜨지 못했다.

먹이를 찾아 어슬렁거리는 하이에나처럼 쉽게 그곳을 벗어나지 못했다.

지속되는 한파에 그렇게 분주하던 사람도, 갈매기도 철새도 죄다 어디로 갔을까?

 

발로 찍는 사진, 또한 사진은 기다림과 찰나의 예술이기도 하다.

순간순간 피사체의 느낌을 완벽한 구도와 셔터 찬스로 승화해 내는 예술이다.

찰나의 순간을 포착하기 위해 사진가들은 무수한 시간을 기다리고 또 걷는다.  

 

순간의 느낌을 결정적으로 담아내어 일상의 재미와 감동을 그려내고 싶다.

 

 

 

"건널까 말까! 건널 수 있을까!"

하이애나의 눈에 먹이가 포착되는 순간이다.

"제발 건너가 주세요."

" ()()()..."

 

 

 

 

한 걸음 더 들어갔다. 건너는게 확실한데...

"아 앵글이 조금 낮다. 이젠 옮길 수도 없다"

 

 

 

 

"많이 깊진 않겠지!"

돌다리도 두드리고 건너자. 돌다리는 없고, 혹 멀리 돌아가야하는 귀차니즘에?....

 

 

 

 

 

이왕 버린 신과 발~

"에라 모르겠다. 뛰자"

 

 

 

 

발목까지 잠기는 펄물에 구두를 흠뻑 적시고 만, 신사님.

"감사합니다."

 

 

 

 

 

 

 

이 사진을 찍고 난 뒤 `결정적 순간`으로 유명한 프랑스의 사진작가 앙리 카르띠에브레송(96세)을 떠 올렸다.

브레송은 평생을 라이카 카메라에 표준 렌즈(50mm, 사람이 보는 시각과 같은 화각)만 고집하며,

`가장 인간다운 시선, 삶의 정취가 베어나는 사진을 일기이자 삶의 메모라고 생각`하며 작업한 사진가다.

 

<결정적 순간, 앙리 카르띠에브레송>

 

 

 

2011. 1.  다대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