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과 雜記

'가시박' 낙동강 하구까지 습격

실암 2010. 9. 27. 13:46

      생태계 교란식물인 '가시박'이 낙동강 하구의 맥도생태공원을 삼킬 기세로 세력을 확장하고 있다.
      지난 토요일 습지 식물을 살피기 위해 찾은 부산 강서구 맥도생태공원에는 강변을 따라 군데군데 가시박이 넓게

      세력을 확장하는 중이었다.
      맥도생태공원은 철새도래지 을숙도와 인접한 낙동강 최남단에 위치해 있는데 가시박이 이곳까지 출현했으니

      낙동강 전체가 가시박의 손아귀에 들어간 샘이다.
      '식물계의 황소개구리'라 불리는 가시박도 처음엔 농작물 품질 개선을 위해 대목(臺木) 작물로 들여왔다고 한다.
      1980년대 후반, 안동의 시설 재배 농민들이 들여와 가시박 줄기에 오이를 접붙여 맛도 좋고 상품성도 뛰어난 오이를

      개발한 것으로 알려 졌다. 이후 안동을 벗어난 가시박 씨앗은 급속도로 확산되어 전국의 나무와 농작물은 물론

      자생 잡초까지 초토화 시키고 있는 실정이다.
      가시박은 북미가 원산인 덩굴 식물로 최대 8m까지 자라는데, 여름철에는 하루에 30cm이상 자랄 정도로 성장 속도가

      매우 빠른 식물이다. 이처럼 급속도로 자라는 가시박은 칡덩굴이 큰 나무를 감아 오르며 나무를 말라 죽게 하듯이

      다른 식물을 뒤덮어 질식시켜 죽게 한다. 
      결국 황소개구리, 뉴트리아, 베스처럼 식용으로 들여왔다가 풀어줘 생태계를 망치고 있는 것처럼 가시박 피해도

      더 크고 더 많은 생산을 위한 인간의 욕심이 만들어낸 재앙이다.  
      아직 열매가 익지 않은 이 시기에 적극적으로 제거해서 더 큰 피해를 막아야 할 것이다.
 

 

         생김새는 호박이나 오이싹과 비슷하게 생겼는데 물을 빨아 들이는 흡입력이 강해서 신품종 오이를  접붙이기 위해 들여왔다고 한다.

         낙동강 하구의 둑을 따라 넓게 세력을 펼치는 모습인데 가시박 덩굴 아래에는 자생 식물이 햇볕을 보지 못해 질식해 죽고 만다. 

 

 

         가시박 덩굴이 흰꽃여뀌와 고마리 등 잡초는 물론 갈대까지 휘감아 누렇게 말라 죽어 가고 있다.

         건너편은 사상구 엄궁동이다.

 

 

         마치 순한 호박이나 오이순 같이 생겼다. 마디마디에 10여개의 꽃이 달려 있는데 무수한 가시가 박힌 무시무시한 열매가 달린다.

         하루에 30cm가 넘는 생장속도의 괘력을 가졌다. 그러나 가시박도 그늘 아래에서는 생장이 힘든 식물이다.

         강변의 나무 그늘이 없는 곳은 이 녀석들이 생장하기에 최적지라고 한다. 4대강 사업으로 나대지가 된 강변은 녀석들의 첫째 표적이 될 듯싶다.

 

 

         가시박의 꽃, 꽃은 그리 크지 않고 녹색빛을 띄고 있다. 줄기는 호박 덩굴처럼 털이 보송보송하다.

 

 

 

 

 

         줄기의 마디마다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어서 번식력이 엄청나다.

         줄기나 열매엔 무수히 많은 가시로 덮여 있다. 이 가시가 박히면 옷은 다시 입지 못할 정도라고 하니 과히 짐작이 간다.

         열매가 익은 뒤에는 장갑 등을 착용하고 제거 작업을 해야 하는 어려움도 따른다고 한다.        

 

 

 

 

 

 

 

        키 작은 잡초를 깔아 뭉개고 나아가 키 큰 억새와 갈대, 버드나무 등을 감고 오르고 있다.

        멀리 보이는 사람들의 보금자리를 위협하는 듯 그 기세가 대단하다.

        지자체의 공공근로 사업을 '가시박 제거' 활동으로도 적극 활용하였으면 하는 바람이다.

 

 

 

2010.  9.  25.  부산 강서구 맥도생태공원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