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과 雜記
바위에 새긴 이름
실암
2009. 10. 26. 16:03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
사람의 이름은 족보에나 남길 일이지 굳이 명산 절경 바위에 까지 남겼을까.
죽어서도 자기의 존재를 널리 알리고자 함이었을 것이고 명산대찰의 대로변은 명당중의 명당이었을 것이다.
끊임없이 오가는 합장행렬은 극락왕생의 길로 인도하리라는 믿음이었을까.
죽어 세상에 이름 석자 남기는 방법으론 확실한 방법일지 모르나 풍경의 상처이고 낙서일 뿐이다.
대유학자 남명 조식 선생은 "대장부의 이름은 사관(史官)이 책에 기록해 두고,
넓은 땅 위에 사는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려야지, 돌에 이름을 새기는 것은 날아다니는
새의 그림자만도 못하다"고 꾸짖었다고 한다.
바위에 깊게 새기지 않아도 세세생생 흠모하며 존경하는 인물이 세상에는 많다.
인간이 만든 이름이란 그 자체도 본래 허구이듯 부질없이 이름만 쫓는 사람은 되지 말아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