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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련 - 여름의 추억

실암 2007. 9. 20. 19:45

내 등에 짐

 

내 등에 짐이 없었다면 나는 세상을 바르게 살지 못했을 것입니다.

내 등에 짐 때문에 늘 조심하면서 바르게 성실하게 살아 왔습니다.

 

 

내 등에 짐이 없었다면 나는 사랑을 몰랐을 것입니다.

내 등에 짐이 없었다면 나는 겸손과 소박함의 기쁨을 몰랐을 것입니다.

 

 

가족의 짐, 이웃들과의 짐, 가난의 짐, 몸이 아픈 짐, 슬픈이별의 짐들이

내 삶을 감당하는 힘이 되어 오늘도 최선의 삶을 살게 합니다.

 

 

이제 보니 내 등의 짐은 나를 바르게 살도록 한 커다란 선물이었습니다.

<어느 FC가 보내온 편지 중에서>

 

 

지난 7월 14일 태풍 '마니'가 몰아칠 때 부산의 한 산사의 마당에서 담아온 수련입니다.

어쩌면 창고에 넣어둔 채 그냥 한해를 넘길뻔 했습니다.

엊그제 태풍 '나비'로 인해 제주와 남해안에 큰 피해를 입었습니다.

수해 복구에 구슬땀을 흘리고 계신 분들께 마음으로 위로의 말씀을 드리고

용기와 희망을 잃지 않길 바라는 마음 간절합니다.

 

 

태풍 속에서도 고운 자태를 잃지 않고 희망을 전하던 절 마당의 수련이 지금 이순간

오롯이 떠 오릅니다. 탁류에서 아름다움을 전하던 수련처럼 혼탁한 세상의 우리내 삶도

늘 희망의 꽃이 곱게 피었으면 합니다.

 

 

곧 추석입니다.

한가위 보름달 처럼 둥글고 환한 세상이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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